시간은 생명이다. 시간은 끊임없이 숨을 쉬며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 간다. 그 속에는 우리가 살아온 넋과 자취가 박혀져 있다. 우리는 거기에서 종종 삶의 지혜를 빌려 쓰며 더 나아가서 인생의 진리를 터득하기도 한다.
역사의 뒤안길에서 시간의 소중함을 깨우쳐 주는 유명한 예화 한 대목을 펼쳐볼 수 있다. 서기 1815년 벨기에 브뤼셀 근교인 워털루에서 프랑스의 나폴레옹 장군이 이끄는 20만 군대가 영국의 웰링턴 장군의 군대에게 산산조각이 나 처참하게 무너진 전사 기록이 있다. 웰링턴 장군이야말로 그의 생애를 통해 시간을 자신의 생명처럼 소중하게 활용한 위대한 지도자다. 그가 어느날 정부의 한 고관을 만나기로 해 약속장소로 나갔다. 상대방이 5분 늦게서야 나타났다. 웰링턴 장군의 마땅치 않은 표정에 상대방은 5분밖에 안늦었다고 변명을 한다. 그러자 웰링턴 장군은 숙연하게 말하기를 “5분 안에 우리 군대가 멸망할 수도 있다”고 응답했다. 이 두사람의 다음 약속 때는 정부 고관이 핀잔을 안들으려고 5분 일찍 나가서 웰링턴 장군을 맞았다. 장군은 그에게 “그대는 시간을 낭비하고 있군요. 이 5분이면 나의 군대는 한 영토를 점령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시간은 어김없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진다.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개개인의 선택에 달렸다. 선택된 시간은 개인의 소유물이다. 우리는 이 귀중한 것을 잘 활용해 값진 보석으로 만들수도 있으며 때론 헛되게 사용해 우리 사회의 해독한 애물단지로 전락시킬 수도 있다.
내친김에 또하나의 일화를 더듬어 본다.미국의 대통령 가운데 머리 좋고 실력이 뛰어난 대통령으로 제20대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1831~1881)를 꼽을 수가 있다. 그는 대학교 총장을 역임했고, 남북전쟁에도 참전했으며 뒤이어 하원과 상원의원을 거쳐 대통령에까지 이르렀으나 불행하게도 암살당한 미국의 역사적 위인이다. 그는 학창시절에 수재로 이름났었는데 수학 성적에 있어서는 언제나 일등을 놓치곤 했다. 가필드는 경쟁자인 친구가 늘 자신을 앞서는 이유를 알아보려고 무던히 애를 썼으나 알아내지를 못했다. 그런데 우연히 어느날 불을 끄고 잠들려고 하다가 친구의 방이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친구의 방을 한참 바라보고 있으니까 10분 뒤에 불이 꺼졌다. 가필드는 그 순간 “옳지, 바로 저것이로구나!”하고 무릎을 치며 “저 10분이 그가 나보다 앞설 수 있는 이유다”고 외쳤다. 그로부터 그는 친구보다 10분을 더 열심히 공부함으로써 마침내 일등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이 이야기야말로 10분이 쌓이고 쌓이면 큰 강이 되고 높은 산이 된다는 교훈이 아니겠는가.
시간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사람이 시간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시간의 주인은 우리 자신임에 틀림이 없다. 주인은 시간이라는 하인을 유용하게 부려야만 삶의 견실한 열매를 거둘 수 있다. 하인은 주인이 건네주는 일감을 기다리고 있는데 주인은 하인이 알아서 일을 잘해주기만을 기다린다면 필경 주객이 전도되는 인생을 사는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별을 겨냥해 활을 쏘는 사람은 나무를 맞히려고 하는 사람보다 훨씬 더 높이 쏠 수 있다. 무릇 큰 뜻을 품은 사람은 남보다 더 많은 시간과 땀을 바치는게 인생의 이치이다.
'I Think'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또 한해를 보내면서 (0) | 2006.12.30 |
---|---|
'화두'는 단풍이였다. (1) | 2006.12.27 |
정치인들...뉘앙스 (1) | 2006.12.24 |
금정산 야생화 (0) | 2006.12.23 |
山門에 들어서며 (0) | 2006.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