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

I Think 2006. 11. 21. 06:38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처음 즐긴 사람은 고종 임금이었다.1896년 2월 11일 민비(閔妃) 사후 불안을 느낀 고종이 태자를 데리고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한다. 이 때부터 약 1년간 고종은 러시아공사관에서 생활하는데 우리 역사는 이를 아관파천(俄館播遷)이라 한다. 이 시기에 고종은 러시아공사 위베르(Weber)와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1897년 2월 25일 고종이 경운궁(慶運宮), 지금의 덕수궁으로 돌아왔을 때는 매우 커피를 즐겨하게 됐다. 특히 추운 겨울날에는 내관들이 어김없이 커피를 준비해야 했다.

찬바람이 불면 따끈한 커피를 찾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다. 커피 잔을 앞에 두고 인생을 생각하고 때로는 깊은 사색에 빠져들곤 한다.유럽에서는 “좋은 커피란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겁고, 키스처럼 달콤한 것”이라고 얘기한다. 한때 커피수입을 반대했던 영국교회에서는 “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은 커피보다 더 검은 얼굴로 최후 심판의 날을 맞을 것”이라고 커피 유해론을 펴기도 했었다.

에티오피아에서 야생으로 자란 커피나무는 9세기께 아리비아반도에서 재배되기 시작했다.이후 십자군전쟁 시 유럽으로 전해졌는데 당시에는 이교도의 음료라 해서 배척당했다. 그러나 커피는 상류사회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돼 나갔고, 커피는 곧 지식인의 상징으로 묘사되기 일쑤였다.

커피가 인체에 유해하냐 무해하냐 하는 논란은 지금도 분분하다. 커피반대론자들은 커피가 불안과 흥분, 그리고 경련과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맞서 옹호론자들은 커피 속 카페인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정신을 또렷하게 해줄 뿐 아니라 뇌의 도파민 수치를 높여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환과 상당수 암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어느 쪽 주장이 옳은지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이 부산에 들어오면서 커피숍에 가면 그 종류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같은 커피라도 어떤 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맛과 향기가 달라지는 커피믹스가 있고 커피 위에 우유나 크림을 얹는 것도 있다. 그러나 그 어떤 커피보다도 옛 맛, 다방커피 만큼 한 것도 없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누구를 기다리며 다방에 앉았던 그 때, 그 시간들은 아득하게 지났지만 그립고 그립다





* 경주 불국사의 아름다움

"나는 특정한 목표를 염두에 두고 시작한다. 하지만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언가 새로운 것, 이전에 사람들이 본 일이 없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가는 장소에 가는 도중에 만들어질 사진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어슬렁 거리기를 좋아한다. 나만의 시간을 갖고 내눈을 활짝 열어 둠으로써 나는 매일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시간이고, 기꺼이 기다리고자 하는 마음이며, 또 필요한 경우에는 찾아가는 노력이다.
Posted by 강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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